
프로젝트 좀보이드(Project Zomboid)는 The Indie Stone이 개발한 좀비 생존 샌드박스 게임입니다. 이번 글은 제가 실제로 오래 플레이했던 Build 41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현재는 Build 42가 공개되어 여러 시스템과 특성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최신 버전의 공략이라기보다 Build 41에서 직접 플레이하며 느낀 점과 초보자에게 도움이 됐던 설정을 정리한 후기입니다.
좀보이드를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게임 초보자에게 쉽게 권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특성을 골라 시작해도 생존 자체가 쉽지 않았고, 좀비와 싸우는 것뿐 아니라 음식과 물, 피로, 부상, 차량, 거점까지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기본 난이도를 고집하기보다 샌드박스 설정과 추가 특성 포인트를 이용해 게임을 충분히 쉽게 만든 뒤 시스템을 익혔습니다. 이후 익숙해질수록 조건을 하나씩 어렵게 만드는 방식이 훨씬 편했습니다.
Build 41에서는 특성 포인트를 넉넉하게 주고 시작했던 이유
Build 41의 프로젝트 좀보이드는 캐릭터를 만들 때 직업과 긍정·부정 특성을 조합합니다. 좋은 특성을 추가하려면 포인트가 필요하고, 부정적인 특성을 선택하면 그만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가 늘어납니다. 문제는 처음 플레이할 때 어떤 부정 특성이 실제 생존에서 얼마나 불편한지 알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좋은 특성 위주로 골랐는데도 살아남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초보자라면 굳이 처음부터 불리한 특성을 많이 넣을 필요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사용자 지정 샌드박스에서 시작 특성 포인트를 넉넉하게 설정하고 긍정적인 특성을 많이 넣은 상태로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원래 밸런스보다 확실히 쉬워지지만, 초반에는 좀비와 싸우는 방법이나 집을 수색하는 순서, 차량을 다루는 법, 거점을 만드는 과정 자체를 배우는 것도 벅찼습니다. 처음부터 특성 조합까지 어렵게 만들기보다 생존 방법을 먼저 익히고, 익숙해진 뒤 추가 포인트를 줄이는 방식이 저에게는 훨씬 잘 맞았습니다.
게임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뒤에는 꼴초, 대식가, 높은 갈증처럼 제가 관리할 수 있다고 느낀 부정 특성을 넣었습니다. 이런 특성도 당연히 단점은 있습니다. 꼴초는 담배와 불을 계속 준비해야 하고, 높은 갈증은 물을 더 자주 챙겨야 하며, 대식가는 음식 관리 부담이 커집니다. 그래도 저는 이런 자원을 챙기는 편이 전투나 이동에 직접적인 불이익을 주는 특성을 선택하는 것보다 관리하기 쉬웠습니다.
솔로 플레이에서는 정독도 자주 사용했습니다. 책을 읽는 시간이 길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싱글에서는 시간을 빠르게 돌릴 수 있어서 저에게는 비교적 부담이 적었습니다. 반대로 멀티에서는 혼자 마음대로 전체 시간을 빠르게 넘길 수 없으므로 같은 특성도 훨씬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좋다고 하는 조합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쉬운 설정으로 시작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단점을 하나씩 찾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퇴역군인과 도끼 직업, 솔로보다 편했던 멀티플레이
Build 41에서 제가 가장 편하게 사용했던 직업은 퇴역군인이었습니다. 퇴역군인은 총기 관련 능력과 함께 공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고유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좀비를 상대할 때 심리적으로 편했습니다. 특히 게임에 익숙하지 않을 때는 좀비 몇 마리만 가까워져도 정신없이 움직이다 실수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저는 전투에서 안정감을 주는 퇴역군인을 선호했습니다. 이것이 모든 사람에게 가장 좋은 직업이라는 의미라기보다는 제 플레이 방식에서 가장 편했던 선택입니다.
도끼를 사용하는 것을 좋아해서 벌목꾼도 자주 선택했고 소방관 역시 나쁘지 않았습니다. Build 41의 벌목꾼은 도끼 기술과 전용 특성을 가지고 있어 도끼를 주력 무기로 사용할 때 잘 맞았습니다. 좀보이드는 직업마다 시작 기술과 보너스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무기를 좋아하고 어떤 역할을 맡을지에 따라 편한 직업도 달라졌습니다.
멀티플레이에서는 오히려 여러 사람이 서로 다른 직업과 역할을 맡는 방식이 재미있었습니다. 한 명이 모든 기술을 잘할 필요 없이 누군가는 전투를 맡고 다른 사람은 차량이나 건축, 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혼자 플레이하면 물자를 찾고 좀비와 싸우고 차량을 관리하고 거점까지 만들어야 해서 생각보다 할 일이 많지만, 멀티에서는 이 부담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솔로도 충분히 재미있게 플레이했지만 멀티가 조금 더 안정적이고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여러 명이 함께 움직이다 좀비를 잔뜩 끌고 오거나 차량 사고가 나는 식의 다른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도 누군가 위험한 상황에 빠졌을 때 도와줄 사람이 있다는 점과 각자 필요한 물자를 구해오는 과정이 좋았습니다. 반대로 혼자 천천히 거점을 만들고 생존하는 과정을 좋아한다면 솔로에서도 할 것은 정말 많습니다.
작은 노트북 화면에서 더 어려웠던 생존과 모드 활용 후기
제가 프로젝트 좀보이드를 처음 플레이한 환경은 게이밍 노트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래픽만 보고 그렇게 무거운 게임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고 게이밍 노트북이니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노트북을 비추천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사양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화면이 작으니 주변에 있는 좀비를 발견하는 것 자체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특히 화면에서는 좀비가 잘 보이지 않는데 갑자기 캐릭터가 놀라는 소리를 내는 순간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저는 좀비가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가다가 그 소리에 같이 놀랐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멀리 있는 좀비를 확인하거나 전투 중 조준할 때도 작은 화면이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이후 더 큰 화면에서 플레이했을 때는 주변을 확인하는 것이 조금 편해져서 좀보이드는 가능하다면 화면을 넉넉하게 볼 수 있는 환경에서 하는 편이 저에게는 더 잘 맞았습니다.
성능 문제도 제 환경에서는 있었습니다. 특히 자동차를 타고 빠르게 이동할 때 게임이 끊기는 현상이 생겨 운전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모든 노트북에서 좀보이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사용하는 기기의 사양과 설정, 좀비 수, 설치한 모드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노트북 자체를 피해야 한다기보다 저는 작은 화면과 당시의 성능 문제를 함께 겪었기 때문에 데스크톱과 큰 화면에서 플레이하는 쪽을 더 선호합니다.
모드는 좀보이드의 높은 진입장벽을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솔로에서는 캐릭터가 죽으면 오랫동안 키운 기술을 잃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과정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저는 사망한 뒤 이전 캐릭터의 기술이나 경험을 복구할 수 있는 종류의 모드를 추가해 이런 반복에서 오는 피로를 줄이는 방법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기본 게임의 어려움을 그대로 즐기고 싶다면 필요 없지만, 죽을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성장시키는 과정 때문에 게임을 포기하게 된다면 이런 편의 모드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제 기준에서 Build 41의 프로젝트 좀보이드는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가볍게 추천할 만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좋은 특성을 많이 가지고 시작해도 작은 실수로 죽을 수 있고 처음에는 알아야 할 것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샌드박스에서 특성 포인트와 난이도를 조절하고 필요한 모드를 사용하면 자신의 수준에 맞게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충분히 쉽게 시작하고 살아남는 방법을 익힌 뒤 조금씩 어려운 조건을 추가하는 것이 제가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방법이었습니다. Build 42는 시스템 변화가 큰 만큼 나중에 직접 플레이해 본다면 Build 41과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따로 비교해보고 싶은 게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