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개발 스토리(Game Dev Story)는 카이로소프트가 제작한 게임 회사 경영 시뮬레이션입니다. 작은 개발사에서 시작해 직원을 고용하고, 장르와 내용을 조합해 게임을 만든 뒤 판매 수익으로 회사를 키워나갑니다. 회사가 성장하면 더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 새로운 직업과 장르를 해금할 수 있으며, 나중에는 직접 게임기를 개발하는 단계까지 도전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해서인지 게임개발 스토리의 패러디를 알아보는 재미가 꽤 컸습니다. 실제 게임 회사와 게임기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들이 조금씩 변형되어 등장하는데, 원래 이름이 무엇인지 짐작하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면 작은 개발사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을 키우고 내가 정한 장르와 내용으로 게임을 출시하는 과정도 제법 만족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작은 개발사를 키우며 내가 원하는 게임을 만드는 과정
게임개발 스토리를 시작하면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 몇 명의 직원과 함께 게임을 만들게 됩니다. 게임 하나를 개발할 때는 어떤 플랫폼에 출시할지 정하고 장르와 내용을 조합해야 합니다. 조합에 따라 궁합이 달라지기 때문에 아무 장르와 내용이나 선택하기보다는 서로 잘 맞는 조합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게임을 계속 만들고 직원이 성장하면 사용할 수 있는 장르와 내용도 늘어나기 때문에 초반보다 후반에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넓어집니다.
직원 육성도 게임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프로그래머나 시나리오 작가, 디자이너, 사운드 관련 직업처럼 직원마다 담당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르고, 레벨을 올리거나 전직하면서 능력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저는 돈에 여유가 생긴 뒤에는 능력치가 좋은 직원을 적극적으로 뽑아 교체하는 방식이 편했습니다. 좋은 직원이 늘어날수록 개발 과정에서 쌓이는 수치도 좋아지고, 이전보다 평가가 높은 게임을 만들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다만 직원의 레벨을 무조건 빠르게 올리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레벨이 올라가면 능력치가 좋아지는 대신 급여도 올라가기 때문에 회사 자금과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특정 장르나 직업을 해금하기 위해 어떤 직원을 먼저 성장시킬지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에서 막히면 공략을 조금 찾아보는 편이었는데, 직업 해금 조건이나 장르와 내용의 좋은 조합을 알고 나면 진행이 훨씬 수월했습니다.
게임이 완성되면 잡지 평가를 받고 실제 판매가 시작됩니다. 열심히 만든 게임이 높은 점수를 받고 많이 팔리면 꽤 뿌듯하지만, 항상 좋은 결과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매년 열리는 시상식에서는 좋은 상을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Worst Game에 해당하는 좋지 않은 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좋은 게임을 만들려고 직원까지 열심히 키워놓고 이런 결과가 나왔을 때 오히려 웃겼습니다. 잘 만든 게임으로 상을 받는 성취감과 예상하지 못한 실패가 함께 있는 것이 이 게임의 재미였습니다.
현실 게임 업계를 떠올리게 하는 패러디와 플랫폼 선택
게임을 오래 좋아해온 사람이라면 게임개발 스토리에서 익숙한 이름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실제 회사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바꾼 이름이 등장하고, 게임기 역시 현실의 유명 기기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나옵니다. 예를 들어 게임 속 Intendro는 Nintendo를 패러디한 회사이며, 이 회사에서 출시하는 여러 기기도 실제 Nintendo의 게임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Sony를 연상시키는 Sonny처럼 다른 회사에도 비슷한 패러디가 있습니다.
저는 이런 요소 때문에 단순한 회사 경영 게임보다 게임 업계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는 점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어릴 때부터 여러 게임기를 접했거나 게임 회사 이름을 자연스럽게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기기가 등장할 때마다 무엇을 패러디했는지 알아보는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반대로 게임 회사나 게임기에 별 관심이 없다면 이런 부분은 그냥 낯선 이름으로 지나갈 수 있습니다.
플랫폼을 선택할 때는 PC를 제외하면 해당 게임기의 라이선스를 구입해야 합니다. 저는 플레이하면서 돈에 여유가 생기면 Intendro 계열의 게임기 라이선스를 구입하는 편을 선호했습니다. 라이선스 비용이 저렴한 것만은 아니지만, 제가 진행했던 게임에서는 투자한 비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판매량을 확보하기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어떤 플랫폼이 항상 가장 많은 수익을 보장한다고 단정하기보다는 현재 시장 점유율과 개발 비용, 보유 자금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회사가 충분히 성장하면 다른 회사의 게임기에 게임을 출시하는 단계를 넘어 직접 자사 게임기를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 규모와 하드웨어 엔지니어 같은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에 초반부터 가능한 콘텐츠는 아닙니다. 작은 사무실에서 외주 작업과 소규모 게임으로 돈을 벌던 회사가 나중에는 자체 게임기까지 만드는 모습을 보면 회사가 성장했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습니다.
게임을 좋아할수록 더 재미있었던 카이로소프트 입문작
제가 느끼기에 게임개발 스토리는 카이로소프트 작품 중에서도 비교적 시작하기 어렵지 않은 게임이었습니다. 초반 자금이 완전히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외주 작업으로 돈과 연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게임을 출시해 수익을 내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경영 시뮬레이션에 익숙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앞서 플레이했던 섬도시 스토리와 비교하면 추천하고 싶은 대상은 조금 다릅니다. 섬도시 스토리는 게임 산업에 관한 지식이 없어도 주민이 늘고 도시가 커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쉽게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반면 게임개발 스토리는 실제 게임 회사와 게임기 패러디를 알아보고, 새로운 게임을 만들 때 장르와 내용을 조합하는 과정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잘 맞는다고 느꼈습니다. 게임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 이 작품의 패러디나 소재에서 얻는 재미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한 번쯤 내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간단한 방식으로 대신 경험하게 해준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직원들을 직접 뽑아 능력치를 올리고, 이번에는 어떤 장르의 게임을 만들지 정한 다음 평가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이 반복되는데도 이상하게 시간이 잘 갔습니다. 잠깐만 플레이하려고 시작했다가 회사와 직원이 성장하는 모습을 계속 보고 싶어서 한동안 다른 일을 하기 어려웠던 기억도 있습니다.
완성도가 높은 게임을 계속 만들고 싶다면 직원의 능력치와 직업 레벨, 장르와 내용의 조합, 출시할 플랫폼 등을 조금씩 생각하면서 플레이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공략을 보지 않아도 진행은 가능하지만, 특정 직업을 언제 사용할 수 있는지 모르거나 좋은 조합을 찾기 어렵다면 필요한 부분만 공략을 참고해도 충분했습니다. 복잡한 운영을 요구하는 게임은 아니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적당히 남겨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게임을 오래 좋아해왔고 현실의 게임 회사나 게임기 역사에도 조금 관심이 있다면 게임개발 스토리의 재미를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직원을 모아 평가가 높은 게임을 만들고, 때로는 예상과 달리 좋지 않은 상까지 받아보면서 회사를 키워가는 과정이 가볍고 유쾌했습니다. 카이로소프트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서 도시나 식당보다 게임 개발이라는 소재가 더 끌린다면 입문작으로 선택하기에도 괜찮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