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 헤븐(Sun Haven)은 Pixel Sprout Studios가 개발한 판타지 농장 생활 RPG입니다. 선 헤븐에 농장을 마련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농사와 주민 교류만 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마법을 배우고 몬스터와 보스를 상대하며 넬바리와 위더게이트 같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진행하면서 서로 분위기와 작물이 다른 여러 농장을 관리하게 됩니다. 농업, 탐험, 채광, 낚시, 전투 스킬 트리가 따로 있어 어떤 활동을 많이 하느냐에 따라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방향도 달라집니다.
저는 마족 계열 캐릭터와 인간을 주로 선택했지만, 외형을 자유롭게 섞을 수 있는 모드를 사용한 뒤에는 종족의 생김새보다 실제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특성을 보고 고르는 편이었습니다. 특히 제작을 자주 하는 플레이 방식이라 인간의 제작 관련 보너스가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선 헤븐은 종족 하나 때문에 진행이 크게 막히는 게임은 아니어서 외형이나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종족을 선택해도 충분했습니다. 스타듀밸리와 비슷한 농장 생활 게임을 좋아하면서 마법과 전투가 조금 더 들어간 게임을 찾는다면 차이를 느끼면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종족과 시작 직업은 플레이 방식에 맞춰 선택하기
선 헤븐은 캐릭터를 만들 때 여러 종족과 시작 직업을 고를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는 마족 계열 캐릭터를 좋아해서 자주 선택했고 인간으로도 플레이했습니다. 종족마다 특징이 있지만 실제로 여러 캐릭터를 만들어 플레이하다 보니 무조건 특정 종족을 선택해야 할 정도의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외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마음에 드는 종족을 선택하고, 저처럼 모드를 이용해 여러 종족의 외형 요소를 섞어 사용한다면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특성을 기준으로 골라도 괜찮았습니다.
저는 제작을 많이 하는 편이라 인간이 가장 무난했습니다. 선 헤븐에는 요리, 대장간, 농업, 가구, 연금술 등 제작할 것이 상당히 많아서 제작 시간을 줄여주는 방향이 제 플레이 방식과 잘 맞았습니다. 반대로 캐릭터의 외형을 꾸미는 재미가 더 중요하다면 굳이 효율만 보고 인간을 고를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 게임 자체도 여러 종족과 많은 외형 선택지를 제공하고 미용실에서 나중에 외모를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시작 직업도 비슷했습니다. 저는 이동 속도나 공격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좋아했지만, 초반 농장을 조금 편하게 시작하고 싶다면 과일나무나 가축처럼 처음부터 활용할 수 있는 보상을 주는 직업도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시작 직업은 초반의 방향을 조금 편하게 만들어주는 요소에 가깝기 때문에 이것 하나 때문에 캐릭터를 다시 만들 필요는 없었습니다. 결국 전투를 많이 할지, 농장을 먼저 키울지, 제작을 많이 할지에 따라 자신에게 편한 선택을 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특히 캐릭터 외형 때문에 원하는 종족과 효율적인 종족 사이에서 고민한다면 Steam 창작마당이나 커뮤니티 모드를 살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는 여러 종족의 옷이나 신체 특징을 함께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외형 모드를 사용하면서 캐릭터를 꾸미는 제약이 많이 줄었습니다. 다만 모드는 업데이트에 따라 호환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재 게임 버전과 맞는지는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물주기와 낚시까지 마법으로 편해지는 농장 생활
선 헤븐을 플레이하면서 스타듀밸리와 가장 다르게 느껴졌던 부분 중 하나는 마법이 단순한 전투 기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농업과 탐험에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어 캐릭터가 성장할수록 반복 작업을 줄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직접 농작물에 물을 주지만 스킬을 배우고 마나가 늘어나면 마법으로 넓은 범위의 작물을 관리할 수 있어 큰 농장을 운영할 때 특히 편했습니다.
낚시도 비슷했습니다. 저는 농장 생활 게임에서 낚시 미니게임을 반복하는 것을 조금 귀찮게 느끼는 편인데, 선 헤븐은 낚시 스킬을 성장시키면서 마법을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생깁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자동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직접 낚싯대를 던지는 것 외의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낚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필요한 물고기 때문에 계속 같은 미니게임을 반복해야 한다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또 하나 재미있었던 것은 농장이 한 장소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게임을 진행하면 선 헤븐뿐 아니라 넬바리와 위더게이트에서도 별도의 농장 공간을 사용할 수 있고 지역마다 분위기와 키울 수 있는 작물, 만날 수 있는 주민이 달라집니다. 한 농장을 완성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역에 도착할 때마다 또 다른 집과 농장을 꾸미게 되는 구조가 독특했습니다. 여러 곳을 동시에 관리해야 해서 바쁠 수도 있지만 저는 새로운 지역을 발견하는 느낌이 더 강해서 재미있었습니다.
전투의 비중도 일반적인 농장 생활 게임보다 크게 느껴졌습니다. 검이나 석궁, 지팡이와 여러 마법을 사용할 수 있고 다양한 몬스터와 보스도 등장합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 농사만 짓기보다 광산에 가거나 몬스터를 잡고 스킬을 올리는 날도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스타듀밸리의 생활 요소를 좋아하지만 사냥과 캐릭터 성장에 조금 더 비중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느꼈던 사람이라면 선 헤븐의 방향이 잘 맞을 수 있습니다.
캐릭터의 분위기만 익숙해지면 오래 즐길 수 있었던 후기
제가 선 헤븐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은 시스템보다 캐릭터의 외형과 대사 분위기였습니다. 캐릭터 디자인과 대화에서 제가 익숙하게 느끼는 농장 게임과는 다른 서양 판타지 게임 특유의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졌고, 처음에는 NPC와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게임의 완성도와 별개로 취향을 꽤 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그 이유로 조금 거리감을 느꼈지만 플레이를 계속하면서 농장과 마법, 여러 지역의 스토리를 즐기다 보니 크게 신경 쓰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캐릭터 외형이 플레이 의욕에 영향을 많이 주는 사람이라면 초상화나 외형을 변경하는 모드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캐릭터 꾸미기 관련 모드를 사용했을 때 훨씬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스타듀밸리와 비교하면 선 헤븐은 농사와 주민 교류라는 익숙한 틀 위에 판타지 RPG 요소를 더 많이 얹은 게임처럼 느껴졌습니다. 여러 종족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고, 지역마다 별도의 농장을 운영하며, 마법과 스킬 트리를 성장시키고 몬스터와 보스를 상대합니다. 반대로 농사에서는 마법으로 반복 작업을 줄일 수 있는 수단도 있어서 전투 요소가 늘어난 만큼 생활 부분이 무조건 복잡해진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스타듀밸리를 재미있게 플레이했다면 한 번쯤 해볼 만하지만 두 게임이 완전히 같은 감각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하지는 않는 편이 좋습니다. 선 헤븐은 사냥과 마법, 캐릭터 성장의 비중이 더 크고 세계도 여러 지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런 차이 덕분에 스타듀밸리를 다시 하는 것과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캐릭터의 외형과 대사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진입장벽만 괜찮다면 농장 생활과 RPG를 함께 즐기기에 꽤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농사나 낚시의 반복 작업을 마법으로 조금씩 편하게 만들 수 있고,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할 때마다 또 다른 농장을 꾸밀 수 있다는 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스타듀밸리의 생활 요소는 좋아하지만 조금 더 많은 전투와 마법, 판타지 세계를 원한다면 선 헤븐에서 충분히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