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즈 4(The Sims 4)는 직접 심을 만들고 집을 꾸민 뒤 직업, 인간관계, 가족과 일상생활을 자유롭게 구성하는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정해진 결말을 향해 진행하기보다 플레이어가 어떤 심을 만들고 어떤 생활을 하게 할지 스스로 정하는 비중이 큰 게임입니다.
저는 심에게 구체적인 행동을 계속 지시하기보다 어느 정도 생활의 방향만 정해두고 심이 그 안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방식으로 플레이했습니다. 직접 모든 것을 조작하지 않아도 심들이 욕구를 해결하고 다른 심과 관계를 맺으며 생활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어 이런 플레이 방식은 저와 잘 맞았습니다.
반면 심의 외형을 예쁘게 꾸미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기본 게임만으로도 플레이할 수 있지만 피부와 체형, 의상과 헤어스타일 등에 욕심이 생기면 커스텀 콘텐츠를 찾고 설치하는 시간이 크게 늘어납니다. 저에게 심즈 4는 기본 상태에서는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지만 꾸미기에 관심을 갖는 순간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게임'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심즈 4는 직접 목표를 수행하기보다 심의 생활을 만들고 지켜보는 플레이와 잘 맞았습니다
심즈 4에서는 심 만들기에서 외형과 성격을 정하고 원하는 부지에 집을 마련한 뒤 생활을 시작합니다. 직업을 갖고 돈을 벌거나 다른 심과 친구가 되고 연애와 결혼을 할 수도 있으며, 가족을 늘리거나 집을 확장하는 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무엇을 반드시 먼저 해야 하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스스로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이런 자유도가 오히려 심즈 4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직업을 갖고 누구와 관계를 맺을지처럼 큰 방향만 정해놓고, 그 뒤에는 심이 밥을 먹고 잠을 자거나 다른 심과 대화하면서 생활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시간이 좋았습니다. 게임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기보다 제가 만들어놓은 작은 생활 공간이 움직이는 것을 보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반대로 매 순간 플레이어가 명확한 목표를 받고 직접 조작해 해결하는 게임을 좋아한다면 심즈 4가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기술을 올리고 직업에서 승진하거나 여러 목표와 수집 요소를 따라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플레이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스토리 게임처럼 다음 목적지가 계속 주어지는 구조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플레이한다면 거창한 목표보다 심 한 명의 생활 방향을 간단하게 정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직업 하나를 정하고 작은 집에서 시작하거나, 특정 심과 친해지는 것을 목표로 삼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후 생활을 지켜보다 흥미가 생긴 부분을 확장하면 됩니다. 모든 시스템을 한꺼번에 사용하려고 하기보다 자신이 심 만들기, 건축, 가족 플레이, 생활 관찰 중 무엇을 재미있어하는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현재는 기본 게임 자체를 무료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플레이 성향과 맞는지 확인하기도 비교적 쉽습니다. 확장팩이나 커스텀 콘텐츠를 처음부터 많이 준비하기보다 기본 게임으로 생활 방식이 재미있는지 먼저 살펴본 뒤 필요한 콘텐츠를 추가하는 편이 부담이 적습니다.
외형을 꾸미기 시작한다면 피부·체형·의상을 함께 맞춰야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편했습니다
심즈 4는 2014년에 출시된 게임이라 오랜 시간 동안 이용자들이 만든 커스텀 콘텐츠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EA에서도 이용자가 제작한 머리 모양, 의상, 가구 같은 콘텐츠를 Custom Content, 즉 CC로 구분하고 있으며 게임 기능 자체를 추가하거나 변경하는 Game Mod와는 구별하고 있습니다. 심의 외형만 바꾸고 싶다면 처음부터 복잡한 게임플레이 모드를 설치하지 않고 CC 위주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심을 예쁘게 꾸미고 싶어서 관련 콘텐츠를 찾아 사용했는데, 이때부터 심즈 4가 전혀 다른 게임처럼 느껴질 정도로 선택지가 많아졌습니다. 피부 표현부터 헤어스타일과 눈, 화장, 의상, 체형과 관련된 프리셋이나 슬라이더 등 제작자가 만든 자료가 굉장히 많고 스타일도 서로 다릅니다. 원하는 분위기를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개인 취향이 강하게 반영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피부, 체형, 의상 가운데 하나에 욕심이 생기면 나머지도 함께 챙기는 편을 추천합니다. 예쁜 피부 CC를 적용했는데 체형이나 옷이 원하는 분위기와 맞지 않으면 그 부분이 다시 눈에 들어왔고, 마음에 드는 옷을 많이 추가해도 심 자체의 피부나 체형이 취향과 다르면 결국 다른 자료를 다시 찾게 됐습니다. 하나를 바꾸면서 만족하기보다 전체적인 외형을 맞추고 싶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이것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은 아닙니다. 기본 심의 그래픽이 마음에 들고 외형을 세세하게 꾸미는 데 관심이 없다면 CC 없이도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자료를 찾고 파일을 관리할 필요가 없어 훨씬 간단합니다. 반대로 저처럼 심 꾸미기 자체가 중요한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피부, 체형, 의상 세 종류를 어느 정도 함께 준비한 뒤 시작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편했습니다.
이 때문에 심즈 4는 같은 게임을 하더라도 화면에 보이는 모습이 사람마다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본 그래픽을 그대로 사용하는 사람과 수많은 CC를 설치한 사람의 심은 분위기부터 상당히 다릅니다. 오래된 게임이라는 점이 그래픽에서는 아쉬움이 될 수 있지만, 오랜 기간 쌓인 이용자 제작 콘텐츠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반대로 큰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CC와 모드는 설치보다 업데이트 이후 관리가 중요하므로 처음부터 폴더를 나눠두는 것이 좋습니다
PC와 Mac에서 CC나 모드를 사용하는 방법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다운로드한 파일이 압축되어 있다면 먼저 압축을 풀고, 필요한 파일을 문서의 Electronic Arts > The Sims 4 > Mods 폴더에 넣은 뒤 게임 설정의 기타 항목에서 커스텀 콘텐츠 및 모드를 활성화하면 됩니다. 기능을 변경하는 스크립트 모드를 사용한다면 스크립트 모드 허용 설정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문제는 설치하는 순간보다 자료가 많아진 이후입니다. 처음에는 의상 몇 개만 넣으려고 시작해도 피부와 헤어, 화장, 신발과 액세서리까지 계속 추가하면 Mods 폴더에 파일이 빠르게 늘어납니다. 어떤 파일이 어떤 제작자의 자료인지 모르는 상태가 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긴 CC를 찾거나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자료를 지우기도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Skin, Hair, Clothes처럼 종류별 폴더를 만들어 정리하거나 제작자별로 구분해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일반적인 package 형태의 CC는 하위 폴더로 정리할 수 있지만, ts4script 파일이 포함된 스크립트 모드는 폴더 깊이에 제한이 있으므로 같은 방식으로 지나치게 깊게 넣으면 작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순 외형 CC와 게임 기능을 바꾸는 모드를 구분해서 관리하면 문제를 찾기도 쉽습니다.
또한 심즈 4가 업데이트되면 사용하던 모드나 CC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로 업데이트 이후 특정 CC가 제대로 불러와지지 않아 후속 수정이 배포된 사례도 있습니다. 특히 게임 기능과 UI를 변경하는 모드는 패치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업데이트 직후에는 제작자가 현재 버전과 호환된다고 안내했는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결국 심즈 4에서 모드와 CC는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요소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얼마나 확장할지 결정하는 선택지입니다. 기본 게임으로 심들의 일상을 구경하는 것만 좋아한다면 가볍게 시작할 수 있지만, 외형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세세하게 만들고 싶다면 자료를 찾고 정리하고 관리하는 시간까지 플레이의 일부가 됩니다.
저에게는 바로 이 차이가 심즈 4의 가장 뚜렷한 특징이었습니다. 기본 상태에서는 부담 없이 심을 만들고 일상을 구경할 수 있었지만 꾸미기에 욕심을 내자 게임을 하는 시간만큼 CC를 찾는 시간도 길어졌습니다. 그래도 원하는 모습으로 만든 심이 제가 정해놓은 생활을 이어가는 것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기 때문에, 직접 조작하는 재미보다 캐릭터 꾸미기와 생활 관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